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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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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은 ‘언어 전쟁’이다 제 블로그에 들어와 본 게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군요. 공과 사의 균형이 무너지고, 하루하루 정신없는 나날입니다. 무엇보다 글 쓸 시간이, 그럴 만한 마음의 평정을 찾을 겨를이 없습니다. 얼마 전 한 영화잡지에 발표했던 글을 올립니다. 제가 지은 집에 스스로 찾아올 기회가 많아지길, 그리하여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여유를 되찾기를 바라고, 벼릅니다. 휴~ PD수첩은 ‘언어 전쟁’이다 15년 동안 이름 석 자 뒤에 ‘기자’라는 호칭을 달고 살면서, 난 언론인이 1인분의 용량을 넘어서는 직업인이라고 생각해왔다. 나를 포함해 적지 않은 언론인들이 자신의 능력과 인격의 용량보다 큰 ‘사역’을 감당하고 산다. 비슷한 부류의 직업인으로 종교인, 교육자 등을 꼽을 만한데, 지식노동을 한다는 것 말고도 이들에겐 ..
“정권과 경영진 덕에 싸울 이유를 알았다” [인터뷰]PD수첩 ‘광우병 쇠고기’ 편 제작한 김보슬 PD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벌써 넉 달이 지났다.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에 합의하고 파안대소한 지도, 미국산 쇠고기가 절대 안전하다는 정부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지도. “벌써 그렇게 됐어요?” MBC 김보슬 PD는 “넉 달이 지났다”는 얘기에 화들짝 놀랐다. 넉 달 새 세상은 완전히 변해 있었다. 넉 달 전과 넉 달 뒤는 완전한 단절이었고, 시간관념은 증발해버렸다. 어제 해임된 KBS 사장은 오늘 검찰에 체포되고, KBS 사장이 체포된 날 MBC 경영진은 PD수첩 사과방송을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8월12일 저녁, 김 PD는 5년째 다닌 회사 1층 ..
PD수첩 판결서 2002 월드컵을 떠올리다 예상기사 빗나가면 허위보도?…신문들 아전인수가 허위보도!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올림픽이 며칠 안 남았다고 하니 스포츠 얘기로 시작해 보자. 2002년 한·일 월드컵 개막전 프랑스 대 세네갈 경기는 1-0, 세네갈의 승리로 끝났다. 4년 전 우승팀이자 피파 순위 1위 팀이 월드컵 첫 출전팀에게 무릎을 꿇었다. 그렇다면 개막전을 앞두고 프랑스의 낙승을 예상한 언론 보도는 ‘허위’인가? 나는 이 질문을 지금 서울남부지법 민사15부(김성곤 부장판사)에 던지고 있다. MBC 이 미국인 아레사 빈슨의 사망 원인을 인간광우병(vCJD)으로 추정한 것에 대해 ‘허위 보도’라고 판결한 그 재판부 말이다. (재판부는 “이미 두 차례 후속보도를 내보냈으므로 정정보도 청구를 기각했을 뿐,..
난 'PD수첩'에 절대 사과 받지 않겠다! 방통심의위 '사과방송' 결정은 시청자에 대한 폭력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17일 아침 신문을 펼쳐들고, 난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 9인 가운데 3인은 "이거 뭐 하는 짓이냐"며 항의 퇴장하고,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임명한 위원 6인만 덩그마니 남아 MBC PD수첩에 대해 "시청자에게 사과하라"는 결정을 내렸다는, 전날 심야의 소식이 실려 있었다. 15일 밤, 그리고 16일 아침, TV와 인터넷으로 PD수첩 'PD수첩 진실을 왜곡했는가?' 편을 두 번에 걸쳐 꼼꼼히 뜯어본 나로서는,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나도 PD수첩 보고 감탄했다 고백하건대, 난 그 프로그램을 보고 감탄했다. KBS 손관수 기자가 "방송쟁이 입장에서 PD수첩..
겨우 사진 연출? 초특급 ‘지면 연출’ 보여주마! 중앙일보 11일치 사회면 뒤집어보기…‘사실’의 그림자만 어룽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는 촛불이 꺼지기를 갈급하는 매체로 첫손 꼽힌다. 중앙일보의 염원만큼은 아니지만, 시나브로 촛불은 연중행사에서 주례행사로 바뀌어가고 있다. 촛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곳은 정작 중앙일보 지면이다. 거리에서 보았듯이, 촛불은 확실히 상상력을 자극하고 확장한다. 중앙일보 11일치 10면(사회면)은 ‘사실’의 저널리즘에서 멀다. 논픽션의 형식을 빌린 픽션, 요즘 따위 케이블 채널에서 유행하는 ‘상상’의 팩션에 더 가깝다. 지면은 촛불의 부정적 연상 기제들로 작동된다. 놀이동산의 유령의 집처럼. “PD수첩 왜곡보도 내부 물증 나왔다” 호들갑 ‘PD수첩 광우병프로 사내 심의서도 “사실관계 확인 ..
중앙일보 기자의 변신은 무죄? ‘사장님 힘내세요’에서 ‘사진 조작’까지…윤리불감증 ‘조직적’ 진화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는 사건의 성격을 “취재윤리 불감증이 부른 중대 실책”이라고 규정했다. 황우석 박사의 ‘인위적 실수’만큼이나 형용모순이다. 윤리 불감증을 ‘타락’이나 ‘일탈’이 아닌 ‘실책’으로 귀착시킨 것은 사건의 발생과 진행을 다른 차원으로 분리한 논리 전개의 필연적 결과다. 현장 기자는 ‘윤리적’으로 결함이 있었고, 내부는 ‘기능적’으로 부실하거나 취약했다는 것이다. 도덕적 책임은 현장 기자만 지면 된다. 신문사에는 과실의 책임만 남는다. 그래서 대책은 “사진·기사 검증시스템 강화”일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유력 신문은 솔직히 공개하고 재발 방지책을 세운다”며, 스스로를 뉴욕타임스 반열에..
미디어스 '연출사진' 공개합니다 사진 속 동료기자 못 알아봤다는 중앙일보 해명은 진실일까?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보도 사진이 적잖이 '연출'된다는 건 업계에선 상식이다. 사진 연출이 저널리즘 규범을 어겼다고 말하는 것은, 옳을 수는 있으나 현실적으로 타당하지는 않다. 사진 속 인물에게 포즈를 취하게 하는 것도 엄밀한 의미에서 연출이다. (▶ 참조 : 중앙, 차라리 ‘인위적 실수’라고 하라) 연출을 했느냐 안 했느냐보다 훨씬 중요한 건 연출의 의도와 정도다. 정해진 기준이 있을 수 없으나, 상황과 맥락에 따라 상식적인 판단은 가능하다. 여기, 독자 여러분에게 의 연출 사진을 공개한다. 2007년 10월 8일에 올린 '사진 에세이'다.(▶참조: 올해 몇장의 음반을 사셨습니까?) 음반 가게 내부를 찍은 ..
중앙일보 사진 조작은 '조직 범죄'? 신문사 업무방식과 정황으로 추정한 사건 전말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전국 단위 조간신문은 적어도 하루에 세 번 편집회의를 한다. 아침 출근 직후, 점심 먹고 나서, 초판 신문 찍은 다음. 사안이 있으면 오전에 회의를 한 번 더 열 때도 있고, 오후에도 수시로 회의가 소집된다. 가판을 발행하던 시절에는 저녁 7시가 넘어서 배달되는 가판신문을 모아놓고 기사 맞춰보기 회의까지 했다. 여기에서 물먹은(낙종한) 기사가 나오면 담당기자가 얼굴이 벌개져서 확인취재에 들어가야 했다. 편집회의는 그날치 기사계획 집결지 편집회의에는 편집국장단과 부장급 데스크들이 고정으로 참석한다. 편집회의는 그날치 신문의 주요 의제와 보도 방향, 편집 전략 등 지면과 관련한 의사를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