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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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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는 현실이다 -손석희는 손석희인가 3손석희의 힘은 ‘중립’의 ‘이미지’에서 나온다. 그가 중립의 포즈로 가공할 힘을 얻는 건 ‘개입하는 중립’이라는 그만의 ‘예외성’ 때문이며, 그 예외성은 실재가 아닌 이미지 위에서 성립한다. 앞의 두 차례 논의를 요약하면 그렇다. 여기서 주의를 기울일 것이 있다. 이미지는 헛것이 아니다. 이미지가 헛것이라면 손석희의 힘은 다만 초자연적인 현상일 터이다. 이미지를 진퉁과 짝퉁의 위계적인 이분법으로 바라봐서는 안 되는 이유다. 이미지는 ‘현실’이다. 심지어 실재와의 이항대립 관계를 넘어서, 현실의 많은 부분은 여러 겹의 이미지들끼리만 구성되기도 한다.가령, 손석희가 진행하는 뉴스 프로그램이 한 유명한 미드(미국 드라마)와 제목이 같은 건 숫제 우연일까. 미드 은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
경향 칼럼 사태로 본 언론자유의 변증법 “과거 언론 자유를 위협한 세력은 정치권력이었지만, 이제는 그보다 원천적이며 영구적 권력인 자본이 언론자유를 위협하는 최대 세력으로 등장했다.” 언론인 김중배가 1991년 편집국장을 그만두며 내뱉었던 일성이다. 언론의 자유를 언제든 경제적 이익과 엿 바꿔 먹을 수 있는 화폐쯤으로 여겨온 기회주의 언론들의 거대 자본에 대한 부역의 역사는 그렇게 20년이 넘었다. 20년이 지난 지금, 김중배의 경계(警戒)는 탄식으로 바뀌었다. 이 김용철 변호사의 신간 와 관련한 외부 필자 칼럼을 통째로 드러낸 사건은 이른바 진보언론을 자처하는 신문들까지 자본의 손아귀에 멱살 잡힌 현실을 굳이 ‘생각’할 필요도 없게 한다. 부자 언론은 언론의 자유 따위엔 관심이 없고 가난한 언론은 자유가 거추장스러울 만큼 생존의 벼랑 끝에 ..
조선일보 향한 ‘짧은 칭찬, 긴 뒤끝’ 성숙한 관중문화는 보면서 성숙한 집회문화는 왜 못보나?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11일(토) 오후 사무실에서 혼자 사발면을 먹으며, 습관처럼 신문을 펼쳤습니다. 간식 먹을 때와 화장실 가서 근심을 풀 때가 평소 보기 힘든 신문 안쪽 면까지 살필 수 있는 기회입니다. 그것도 당일치 신문 말고 며칠 지난 신문이 제격이죠. 이날은 하루 지난 10일치 스포츠 면을 봤습니다.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삼성-롯데 2차전 소식이 지면을 도배하고 있었습니다. 라면 면발을 건져 먹으며 신문을 꼼꼼히 읽어가다 그릇을 들어 국물을 마실 즈음이었습니다. 지면 한구석에서 학창시절 썼던 시내버스 회수권만한 크기의 작은 기사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관중이 투수에 ‘레이저’ 쏴 투구 방해’. 부산 사직..
'건국'은 아직 계속되고 있다 '건국절' 개명 시도를 앞두고 경향신문이 돋보이는 이유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태초에 국가가 있지 않았다. 국가가 있기 전에 국민 될 사람이 먼저 있었다. ‘민주주의 공화국’이란 바로 그 사람들이 스스로 국가를 구성한 주인(민주주의)이며, 국가는 그 사람들이 스스로를 다스리기 위해 만든 협의체(공화국)임을 명시한 개념이다. 촛불집회 주제가인 는 이같은 국가의 설립 과정과 의미를 법전 밖 거리에서 새삼 상기시킨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외치는 촛불시민을 짓밟는 공권력의 행위는 미친개가 밥 주는 주인을 무는 꼴과 같다. 건국절 개명 시도, 촛불 계승으로 비칠 수 있다 이명박 정부가 ‘광복절’을 ‘건국절’로 개명하겠다고 한다. 그 의도가 무엇이든, 이번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