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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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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는 공장입니다 언제부턴가 나는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 116-25번지를 “공장”이라 부른다. 고급스러운 커피전문점이 ‘팩토리’나 ‘공작소’ 같은 상호를 내걸며 제조업과 노동을 낭만화하는 행태와 유사하게 비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곳은 분명 공장이다. 신문을 찍는 거대한 윤전기가 있고, 8층짜리 신문사 건물은 1, 2층의 윤전실을 토대 삼아 그 위에 서 있다. 무엇보다 그 윤전기를 애써 닦고 조이고 기름칠해 밤낮으로 돌리는 동료 노동자들이 있다. 그들과 더불어 이곳 구성원 대부분은 직군과 상관없이 민주노총 언론노조 한겨레신문지부 조합원이다. 맞다. 언뜻 오천만의 밉상, 온 국민의 욕받이가 돼버린 듯한 바로 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말이다.이영주 민주노총 사무총장이 지난 18일부터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을 점거해 단식농성을 ..
조금 다른 수능일은 오지 않았다 포항 지진 여드레 만에 다시 닥친 수능일 아침, 외가와 친가 쪽에서 잇따라 전화를 받은 둘째가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시험은 내가 보는데 왜 주변 사람들이 더 난리지?” 그녀의 굼뜬 동작이 마뜩잖았던 나는 순간 뜨끔했다. 시험장 부근에 내려주며 “즐거운 시간 보내”라고 ‘아무 말’ 한마디 뒤통수에 날리고는 곧장 차를 몰았다. 평소보다 잘 뚫리는 길을 달려 여유 있게 신문사에 도착하고서야 직장인 출근 시간이 한 시간 늦춰진 덕을 본 사실을 알아챘다.즐거울 구석이라고는 하나 없는 이 이벤트에 온 나라가 올인하는 날이면 신문도 덩달아 ‘클리셰’에 갇히고 만다. 수험생 부모의 기도하는 두 손과 수험생을 태운 경찰 오토바이 사진은 빠질 수 없는 레퍼토리다. 올해 는 ‘조금’ 달랐다. 이 전국적인 소동을 먼발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