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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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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보기‘를 넘어 ’함께 보기‘ - ’공감‘ ※ 살다 보니 이런 글에 내가 등장하는 일도 겪게 된다. 여기에 걸어놓고 자주 스스로를 살피고자 한다. 외우 강남구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5월 15일. 시계를 보니 오전 8시 반을 넘고 있었다. 새벽녘에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와 검정 정장으로 옷을 갈아 입고 운전을 하는데, 눈물이 가득 앞을 가렸다. 차 안에 갇힌 내 모습을 보며, 처음으로 그 날의 감정에 솔직할 수 있었다. 7시간 전 사별한 아내를 향해 “이게 뭐냐” 소리를 뒤늦게 지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새벽 병원에서 통곡하시는 어른들 앞에서 내 감정을 드러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가족이 잠든 장례식장을 향하는 길에선 두 가지 상념이 교차하는데, 하나는 외면하고 싶어 도망가는 마음이고 다른 하나는 그럼에도 가야 한다는 나의 의지이다. 불..
풍자냐 자살이냐 과문한 탓인지 몰라도, 대통령 선거에서 1인칭이 구호로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 싶다.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가 발표 직후부터 본질과 상관없는 저작권 시비에 휩싸인 것이야말로 이 구호가 경쟁자들을 얼마나 긴장시키는지를 시사한다. 몇몇 정치인들의 저작권 시비에 비해 트위터 타임라인에 등장한 풍자는 쓰든 달든 쾌미를 주지만, 그렇다고 파괴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풍자는 상대에 대한 힘의 열위(劣位)를 드러내야 하는 표현 양식이다. 그 약자가 자신을 꼿꼿하면서도 허허롭게 타자화할 때 풍자는 일어서지만, 힘에 있어서 상대를 압도할 수는 없는 것이 또한 풍자의 숙명이기도 하다.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라는 구호와 이에 대한 풍자는 보통의 그것들보다 훨씬 복잡한 관계를 구성한다. 문제의 구호는..
오빠와 감독님 우리말 가운데 쓰임새가 가장 넓고 다양한 건 ‘거시기’일 것이다. 전라도 분인 내 아버지는 1분간 전화 통화를 할 때 평균 6차례 “거시기”를 구사하는데, 곁에서 듣고 있노라면 도대체 어떻게 의사소통이 가능할까 싶을 지경이다. 기호는 맥락 위에서 상호 교집합이 형성될 때 비로소 기능한다. 교집합의 크기가 작으면 작을수록, 기호는 은어의 성격을 띠게 된다. 백제군이 구사하는 ‘거시기’는 신라군에겐 요령부득이다(영화 ). ‘거시기’ 다음은 ‘빨갱이’이지 싶다.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이라는 이름으로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 어르신들이 얼마 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집회를 했는데, 박근혜 의원에게 완전국민경선을 요구하는 이재오, 김문수, 정몽준 의원을 “빨갱이”라고 비난했다. 전향 우파인 이재오, 김문수 의원이야 과거를..